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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이 종결하면 끝?”…장미란 씨 사건이 던진 질문, ‘검찰 보완수사’는 필요한가

표창원 "고양이에 생선 맡긴 격"

김은경 기자 | 기사입력 2026/08/25 [16:59]

“경찰이 종결하면 끝?”…장미란 씨 사건이 던진 질문, ‘검찰 보완수사’는 필요한가

표창원 "고양이에 생선 맡긴 격"
김은경 기자 | 입력 : 2026/08/25 [16:59]
◇본문 이해를 돕기위한 AI 이미지◇
 
-실종 신고 2시간30분 만에 허위 종결…담당 경찰 298건 처리
 
-장윤기 사건 이어 또 드러난 ‘수사종결 통제’ 문제…10월 검찰 직접 보완수사 폐지 앞두고 논란
 
제주에서 실종된 장미란 씨가 104일 만에 숨진 채 발견되면서 국민들의 안타까움이 커지고 있다. 그런데 이번 사건을 더욱 무겁게 만드는 것은 실종자가 오랜 시간 발견되지 못했다는 사실만이 아니다. 경찰이 실종 신고를 받은 뒤 사건을 사실상 임의로 종결해 버렸다는 점이다.
 
장씨는 지난 5월 12일 숙소를 나선 뒤 연락이 끊겼고, 사흘 뒤 가족 측의 실종 신고가 접수됐다.하지만 사건을 담당한 경찰관은 신고자에게 장씨와 연락이 닿았으며, 장씨가 자신의 위치를 가족에게 알리지 말아 달라고 했다는 취지로 거짓말한 뒤 신고 약 2시간30분 만에 사건을 종결했다. 이 과정에서 실종자 관리 시스템의 관련 기록까지 삭제한 정황이 드러났다.
 
장씨는 결국 104일 뒤 사건이 종결됐던 곳에서 약 1㎞ 떨어진 곳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더 충격적인 사실도 확인됐다. 같은 경찰관은 60대 남성의 실종 신고 역시 가족에게 “무사하다”는 취지로 거짓말한 뒤 허위 종결한 것으로 조사됐다. 그리고 해당 경찰관이 약 1년 동안 처리한 실종 사건은 298건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이 298건을 대상으로 허위 종결 사례가 더 있었는지 전수조사에 들어갔다. 
 
문제는 ‘한 경찰관의 일탈’로 끝낼 수 있느냐는 것이다. 이번 사건에서 해당 경찰관 개인의 책임은 당연히 수사를 통해 밝혀져야 한다. 하지만 국민이 더 주목해야 할 질문은 따로 있다.
 
한 사람이 마음먹고 사건을 잘못 종결했을 때, 그 결정을 다시 들여다볼 장치가 제대로 작동했는가?
 
장미란 씨 사건에서는 그 장치가 작동하지 않았다. 경찰의 판단이 맞다면 사건은 종결된다. 그런데 경찰의 판단이 틀렸다면?
 
그때 사건을 다시 들여다볼 수 있는 독립적인 수사기관의 역할이 중요해진다. 바로 이 지점에서 검찰의 보완수사 기능을 둘러싼 논쟁이 시작된다.
 
 
경찰 수사종결권, ‘권한’보다 중요한 것은 견제장치
 
수사권 조정 이후 경찰은 상당한 수사권과 사건 종결 권한을 갖게 됐다. 경찰이 수사를 개시하고 상당수 사건을 자체적으로 종결할 수 있는 구조가 만들어진 만큼 경찰 수사의 전문성과 독립성을 강화해야 한다는 취지는 분명히 존재한다. 그러나 권한이 커질수록 반드시 따라야 하는 것이 있다.
 
견제와 검증이다.
 
실제로 경찰의 자체 종결 사건은 최근 몇 년 사이 증가했고, 경찰 수사에 대한 통제가 약화됐다는 지적도 제기돼 왔다. 
 
특히 피해자 입장에서 경찰이 “혐의 없음” 또는 “수사할 필요가 없다”고 판단해 사건을 종결해 버린다면, 그 판단이 잘못됐을 경우 어디에서 다시 문제를 제기할 수 있는지가 매우 중요하다.
 
장윤기 사건에서도 드러난 ‘2차 검증’의 필요성
 
최근 장윤기 사건에서도 비슷한 문제가 논쟁이 됐다. 경찰 수사 과정에서 성범죄와 관련된 정황 및 증거가 충분히 검토됐는지, 수사 과정에서 일부 증거가 누락되거나 훼손됐는지 등을 놓고 논란이 이어졌다.
 
검찰은 경찰이 송치한 기록을 검토하는 과정에서 보완수사 필요성을 둘러싼 문제를 제기했고, 경찰 측 보고서의 내용과 보완수사 요청 여부를 놓고 양측의 설명도 엇갈렸다. 이 사건을 둘러싸고 법조계에서는 만약 1차 수사기관의 판단이 잘못됐을 때 다른 수사기관이 직접 기록과 증거를 다시 확인할 수 있어야 한다는 취지의 문제 제기도 나왔다.
 
결국 핵심은 검찰이 모든 사건을 가져가야 하느냐가 아니다.한 수사기관의 판단을 다른 기관이 독립적으로 검증할 수 있어야 하느냐의 문제다. 실제로 검찰 보완수사에서 새로운 범죄가 발견되기도 했다
 
올해 3~5월 전국 12개 주요 검찰청이 경찰·특별사법경찰에서 송치받은 사건은 약 8만 건에 달했고, 이 가운데 상당수 사건에서 검찰이 추가적인 보완수사를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무고와 위증 등 추가 범죄 혐의가 143건 추가로 확인됐다는 통계도 나왔다. 물론 이를 근거로 경찰 수사가 부실하다고 일반화할 수는 없다.
 
대부분의 경찰관들은 정상적으로 수사하고 있으며, 경찰의 전문성과 독립성 역시 형사사법제도에서 중요한 가치다. 하지만 수사를 잘하는 기관을 만드는 것과 수사를 잘못했을 때 바로잡을 수 있는 장치를 만드는 것은 별개의 문제다.
 
그런데 오는 10월부터는 제도가 달라진다. 이 문제를 더욱 주목해야 하는 이유가 있다.
 
오는 10월 2일부터 시행될 개정 형사소송법에 따라 검찰의 직접수사뿐 아니라 검사의 직접 보완수사권도 폐지된다. 검사는 경찰에 보완수사를 요구할 수 있지만, 직접 수사하는 방식은 제한된다.
 
개정안에는 경찰이 보완수사 요구를 받은 경우 일정 기간 안에 수사를 마치고 그 결과를 검사에게 통보하도록 하는 내용과 함께, 경찰의 불송치 결정에 대한 피해자 등의 이의신청 제도도 담겼다. 
 
제도의 취지는 분명하다. 검찰의 수사권을 줄이고 경찰 중심의 수사체계를 구축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여기에서 반드시 함께 물어야 할 질문이 있다.
 
경찰의 수사종결 판단이 잘못됐을 때 누가 다시 수사할 것인가?
 
검찰이 보완수사를 요구할 수 있다고 하더라도, 1차 수사를 한 경찰이 다시 보완수사를 수행하는 구조만으로 충분한지에 대해서는 이미 우려가 나오고 있다. 실제로 검찰의 보완수사권을 폐지하고 보완수사 요구만 허용하는 방안에 대해, 사건이 ‘암장’되는 경우 경찰에 요구만 하는 것으로는 충분하지 않을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검찰을 살리자”가 아니라 “사건을 살릴 장치를 만들자”
 
장미란 씨 사건을 바라보면서 이 문제를 정치적 진영논리로 접근해서는 안 된다. 검찰개혁의 필요성을 부정할 이유도 없다. 검찰의 과도한 권한을 견제해야 한다는 사회적 요구 역시 충분한 이유가 있다.
 
그러나 검찰의 권한을 줄이는 것과 수사의 2차 검증 기능까지 약화시키는 것은 같은 문제가 아니다. 국민에게 필요한 것은 어느 기관의 권한이 더 큰지가 아니다.
 
억울한 피해자가 생겼을 때, 경찰의 판단이 잘못됐을 때, 중요한 증거가 빠졌을 때, 사건이 잘못 종결됐을 때, 다시 들여다볼 수 있는 안전장치가 있는지다.
 
장미란 씨 사건은 그 질문을 우리 사회에 던지고 있다.
 
경찰이 수사하고 경찰이 종결하는 구조가 효율적일 수는 있다. 하지만 그 종결이 틀렸을 때 되돌릴 수 없다면 효율성은 국민의 안전보다 앞설 수 없다. 검찰 보완수사의 필요성을 둘러싼 논쟁도 결국 이 지점에서 출발해야 한다.
 
검찰을 위한 제도가 아니라 국민을 위한 ‘한 번 더 확인할 권리’가 필요한 것이다. 장미란 씨의 죽음이 단순히 한 경찰관의 일탈 사건으로만 남아서는 안 되는 이유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경찰의 수사종결 과정에 대한 내부 통제와 외부 검증, 피해자의 이의제기 절차, 검찰의 보완수사 기능을 포함한 형사사법 전체의 안전장치를 다시 점검해야 한다.
 
수사의 독립성도 중요하다. 그러나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잘못된 수사가 국민의 삶을 돌이킬 수 없게 만들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찐뉴스 김은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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