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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한수] 새로운 정치인가, 새로운 군주인가

[정치한수] 새로운 정치인가, 새로운 군주인가

찐뉴스 | 입력 : 2026/07/16 [16:36]
◇본문 이해를 돕기위한 AI 이미지◇
 
이병한 교수의 <아메리카 탐문>에서 흥미로운 부분이 있다. 저자는 트럼프를 단순히 특이한 정치인으로 보지 않는다는 점이다. 
 
트럼프는 지금 세계 정치가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하나의 상징이다. 
 
과거 정치는 정당이 중심이었다. 정당이 가치와 방향을 만들고, 그 안에서 지도자가 탄생했다. 하지만 지금은 반대의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정당보다 강력한 지도자가 등장하고, 지도자가 정당의 방향을 바꾸는 시대가 되고 있다.
 
기존 정치에 대한 불신이 커질수록 사람들은 복잡한 토론과 느린 절차보다 빠른 해결을 원한다. 그 빈 공간을 채우는 것이 강력한 지도자다. 국민이 직접 선택했다는 민주적 정당성을 바탕으로 하지만, 실제 권력은 점점 한 사람에게 집중된다. 선거를 통해 등장한 21세기 군주는 왕관을 쓰지 않는다. 하지만 때로는 왕과 같은 권력을 꿈꾼다.
 
트럼프 현상이 던지는 질문도 여기에 있다. 공화당이 트럼프를 만든 것인가, 아니면 트럼프가 공화당을 자신의 정치로 재편한 것인가. 공화당의 트럼프가 아니라 트럼프의 공화당. 이것이 지금 미국 정치가 보여주는 변화다.
 
이 흐름은 한국 정치에도 생각할 거리를 던진다. 민주당의 이재명인가, 이재명의 민주당인가.
 
물론 트럼프와 이재명을 단순 비교할 수는 없다. 정치 환경도 다르고 추구하는 방향도 다르다. 하지만 정당보다 강력한 지도자가 등장하고 있다는 세계 정치의 흐름 속에서는 함께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정당 개혁은 필요하다. 시대는 빠르게 변하고 있는데 과거의 방식과 질서만 고집하는 정당은 국민에게 외면받는다. AI 혁명, 산업 변화, 양극화와 같은 새로운 문제는 과거 진보와 보수의 낡은 대립만으로 해결하기 어렵다.
 
이재명이 말한 ‘구조적 다수’, 강훈식이 말한 ‘제3의 길’ 역시 이런 고민에서 나온 것으로 볼 수 있다. 새로운 시대에는 새로운 정치가 필요하다는 문제의식이다. 하지만 여기에도 중요한 질문이 남는다.
 
새로운 정치는 국민과 당원이 함께 만드는 것인가, 아니면 강력한 지도자를 중심으로 만들어지는 것인가.
 
두 가지는 전혀 다르다. 국민의 다양한 생각을 모아 새로운 길을 찾는 것은 민주주의다. 하지만 한 사람의 생각을 중심으로 정당과 지지층이 움직이는 구조가 된다면 그것은 군주적 정치에 가깝다.
 
역사를 보면 강력한 지도자는 언제나 혼란의 시대에 등장했다. 국민을 위해 강한 권력이 필요한 것인가, 아니면 강한 권력을 위해 국민의 지지가 필요한 것인가. 이 차이가 민주주의와 군주제 정치의 경계다.
 
민주주의는 완벽한 지도자를 찾는게 아니다. 아무리 뛰어난 지도자라도 잘못된 판단을 할 수 있다는 생각에서 출발한다. 그래서 토론이 필요하고, 견제가 필요하고, 제도가 필요한 것이다.
 
정치의 새로운 패러다임이 필요하다는 것에는 동의한다. 하지만 새로운 정치라는 이름으로 또 다른 군주를 만들고 있는 것은 아닌지 돌아봐야 한다.
 
정치의 미래는 강한 지도자가 아니라, 강한 민주적 제도에서 찾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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